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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살인사건(GM. 먼지님)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3. 4. 2.
회색 감시자의 불가에서 다리우스와 레일라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 (DAO) AU “오자마는 어떤 곳인가요?” 다리우스는 입이 닿는 부분에 도자기를 댄 새 파이프를 왼쪽 무릎 위에 올려놓고 한껏 딴청을 피웠다. 오로지 말을 고르기 위해. 숯불처럼 조용하고 어딘가 안쪽이 들끓는 침묵이 지나간다. 가만히 있기가 싫었던 레일라가 불에 장작을 더 넣으려고 자세를 고치려 하자 “그러지 마십시오.” 소리가 돌아왔고 어쩐지 눈치를 보게 되어 아까처럼 주저앉았다. 어둠 속에서 불티와 연기가 서로 섞이며 공중으로 흩어진다. 분명 이 혈마법사를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레일라의 눈에는 그가 부모님이 예전부터 혈마법사에 대해 근심하던 것과 같이 잔인하고 맹렬하리만치 비이성적인 인물로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허영스러울지언정 교양이-예의범절과 남들.. 2021. 8. 30.
into the ___ 흘기는 눈에 일마가 짝다리를 풀고 대신 팔짱을 꼈다. 기둥에 어깨를 붙이고 서니 그제서야 이사벨이 고개를 돌린다. 별과 별 사이를 징검다리처럼 단숨에 도약하는 이 시대에도 난간에 기대는 행위는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매 층마다 웹이 깔려있겠다만 공포를 극복하기에는 인류의 진화가 느리다. 있는 편이 훨씬 도움 되기도 하고. 일마는 ‘떨어지면 뭐 어때’ 같은 표정이긴 했지만 오지랖이 어찌나 넓은지 남의 몸도 제 것처럼 하는 이사벨에게 면전에서 신경 끄라고 할 정도의 위인은 아니었다. 딴 방향을 보고 있는 이사벨의 표정을 살필 수 없지만 적어도 그 방향을 같이 쳐다볼 수는 있다. 두 아이가 투명도가 낮은 바닥 아래로 수백 명의 학생이 오가는 모습을 본다. 더 잘 보려고 발도 뒤로 치워가면서. 다들 수업을.. 2021. 8. 5.
살 만큼 살다가 죽었더니 10살 생일날로 돌아와 있었다 살 만큼 살다가 죽었더니 10살 생일날로 돌아와 있었다 1화 작가 제가 일러스트 착한 사람 눈에만 보입니다 잠과 죽음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 세간의 상식이다. 나 또한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고 그래서 잠에서 깨어나듯 어둠으로부터 영혼이 일어나 마침내 눈을 떴을 때 별로 놀라지 않았다. 가장 위대한 영웅마저 죽어서 혼백으로 돌아가면 거세된다던 힘과 맥박, 뜨끈한 두통이 아직 육신에 머무른다는 점은 놀랄 일이었지만. 물론 놀랄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어느 정도까지는 자라난 숲속 작은 집에서 요까지 잘 덮고 누워 있는 채였다. 살짝 놀라긴 했지만 나에게 일찍이 사후의 세계는 이러니저러니 미리 일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왕이면 태어난 숲에서 깨어났으면 좋았겠지. 이제 일.. 2021. 8. 5.